달빛 아래의 계약
“이 계약을 맺는 순간, 당신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겁니다.”한적한 시골 마을. 달이 유난히 밝았던 밤, 지민은 낡은 저택 앞에서 멈춰 섰다. 저택은 마치 수십 년을 잠들어 있던 것처럼 고요했고, 안에서는 한 줄기의 촛불만이 깜박였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가 나왔다.“드디어 왔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그의 외모. 창백한 피부, 깊은 눈동자,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 그는 ‘달의 계약자’, 인간의 시간과 감정을 사들이는 존재였다.지민은 사랑하는 동생의 생명을 되찾기 위해 그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대가로 지민은 ‘시간’을 빼앗겼다. 하루는 단 2시간만 살아 있는 채로, 나머지는 그림자 속에서 멈춰 있어야 했다.“그럼, 이제 당신은 나의 그림자입니다.”시..
2025. 5. 18.